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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
  • 운명의 순간

    세상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운명의 순간

    세상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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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몇 번의 시도가 있었다는 것에 안도감을 갖고 집에 오고,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특정한 순간이 나에게 자주 오는 것이 아니여서 

    이 순간만 기다리자니 이게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이젠 꼭 의정부역을 나가서만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런 운명과 같은 순간이 온다면 

    멈춰서지 말고, 한 번 나아가보자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 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1호선 전철 안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발견했습니다.

    여태까지 봤던 여자들과는 뭔가 다르게 그렇게 엄청 이쁜 것도 아닌데 분위기나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 여자를 발견 하자 마자, 오늘의 운명은 이 여자로 시험해 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이상하게 계속 끌려서 몰래 몰래 훔쳐보듯 쳐다보다가 안 쳐다보다가를 반복했습니다.

    내가 쳐다보는 것이 그 여자에게 부담될까봐 살금살금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여자가 내 시선을 느껴서 내 쪽을 돌아보면 나도 딴 곳을 보는 것 처럼 시늉하였습니다.

    마음 속으로 내가 내린 운명의 시나리오는 '나와 같이 성북역에서 내린다면 말을 걸자'였습니다.

    그래서, 몇 정거장 내내 훔쳐보기만 할 뿐 운명의 순간을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머릿 속으로는 만약 여자가 그 전에 내린다면? 아니면 그 이후에 내린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할꺼냐? 라는 불안함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데, 이거 만약에 나보다 전 정거장에 내리면 나도 따라내려서 일단 말은 걸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이 여자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정말 마음에 드니까 이 여자가 내리는 역까지 따라가서라도 말을 걸어야 하는 거 아닌가?

    단순히 운명에만 맡기기에는 이 여자가 너무 궁금하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말을 걸고 싶은데.

    내가 정한 운명의 순간이 오지 않을까봐 조마조마 시간만 보내면서 여자가 어디서 내릴까만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혼자 생각의 세계에 빠지다보니 벌써 성북역, 내 집이 있는 역에 다와갔습니다.

    아.. 어떻게 하지?

    이거 그냥 모르는 척 하고 말을 걸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오늘은 최종보스급 몬스터였으니까 포기하고 그래도 좀 덜 불안함을 느끼는 만만한 여자한테 가서 말걸어야 하나?

    마음에 드니까 더 불안하고, 더 떨리고, 더 긴장되고, 평소에 느끼는 압박감이 몇 배는 강해져서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그래서, 반 포기하는 마음으로 일단 정했으니까 진짜 운명이라면 성북역에 나랑 같이 내리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말을 걸어야지 하고 그냥 운명에 맡겨버렸습니다.

     

    그리고, 몇 분 후.. 드디어 성북역에 도착한다는 지하철 안내방송이 울렸습니다.

    이 안내방송이 평소와는 다르게 굉장히 섬뜩하였습니다. 마치 운명이 결정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짐을 챙겨서 내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여자를 안 보는 척 여자 뒤에 서있었습니다.

     

    지하철 안내방송에서는 이제 성북역으로 진입한다고 울리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의 리듬에 맞춰 내 심장도 콩닥콩닥하였습니다. 그 때까지도 이 여자를 놓치면 안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제대로 말도 걸고 이야기도 해봐야 한다는 주장과 아니다. 이제 운명의 순간에 맡기기로 하지 않았냐. 이 여자가 정말 나와 인연이라면

    아마, 나와 같이 성북역에 내릴 것이니 이제 운명에 맡기자.

    역에 진입하는 1분간 제 마음은 그 두가지 주장 중 하나를 골랐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가를 수 없이 반복하였습니다. 이랬다 저랬다 이랬다 저랬다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동시에 이걸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는 제 모습에도 속이 터졌지만 이 이상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도착한 성북역, 정말 당황스럽게도 그 여자도 성북역에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정한 운명의 순간이 닥치니까 멘붕이 왔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지? 이제 말 걸어야 하는데 이 순간이 오니까 겁나 긴장되네.

    이미 정신은 다 날라갔고, 여자의 몇 걸음 뒤에서 따라가며,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 가슴 조리며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여자는 성북역 앞에서 갑자기 택시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한 숨이 푹 쉬어졌습니다.

    도데체 뭐 한거냐?

    혼자 드라마찍다 끝난거냐?

    충분히 말 걸 시간이 처음 부터 15분도 넘게있었는데, 눈 앞에서 내 운명을 놓친거 아니냐는 자책과 후회 그리고 스스로의 무력함에 대한 끝없는 질타와

    동시에 이 불안한 순간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올라왔습니다.

     

    운명의 순간이 설령 찾아와도, 내가 나아가지 못하면 아무것도 안 되는 구나만 가슴 깊이 깨달았을 뿐 입니다.

    다음에는 다음에는 기필코 이런 순간이 온다면, 말을 걸어야지 라고 다짐했지만, 이미 스스로를 외면해 버린 내 자신을 신뢰할 수 없었고, 반신반의하며

    그래 그래 다음에 잘 하자 하면서 슬픈 마음을 넘겨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걸 계기로 운명의 순간이 찾아온다고 해도 아무것도 못했던 내 자신이 초라해서 한 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스스로 목격했으니까요.

    신이 내려준, 혹은 운명이 정해준 순간이 와도 아무것도 못 한걸 스스로가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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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동산
     제1도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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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 추운사람 2018.03.17 16:36
      여자가 도망쳤군요...
      오히려 당당하게 말이라도 걸어봤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확률이 높겠네요.
    • 맛동산 2018.03.17 17:31
      그런 후회를 마음 속으로 수백번 했습니다 :)
    • 이만영 2018.03.17 16:37
      기회가 와도 못 잡으면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죠...
    • 맛동산 2018.03.17 17:31
      스스로도 믿지 않는 다음을 기약했죠 :)
    • 초심 2018.03.17 17:12
      아쉽네요 아쉬움이 전해집니다 ㅎㅎ
    • 맛동산 2018.03.17 17:32
      많이 아쉬웠습니다 ㅋㅋ :)
    • 파란하늘 2018.03.17 18:10
      일상에서 저런 눈에 띄는 매력있는 여자를 보게 되면 저런 여자는 도대체 어떤 남자를 만날까? 하는 의문만 품고 몰래 훔쳐보기만 하고 말을 걸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냥 제가 어떻게 해볼수 있겠다 싶은 여자만 만나면서 그것도 비위 맞추느라 고생하며 힘들게 연애란걸 해왔죠. 언젠가 펼쳐질 얘기에서 맛동산님이 도미넌트 필드를 펼치면서 저런 매력적인 여자를 만나는 과정은 어떨까? 나도 할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이 생기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맛동산 2018.03.18 11:27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그런 이야기도 앞으로 다룰 것 입니다.
    • 자유 2018.03.17 18:44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거군요!!!
    • 맛동산 2018.03.18 11:28
      네, 그렇습니다 :)
    • 새싹 2018.03.17 23:45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너무 공감되네요.
    • 맛동산 2018.03.18 11:28
      감사합니다!
    • 하뉴
      하뉴 2018.03.18 01:37
      기회를 눈앞에서 나 여깄는데하고 보여주는데 제가 일부로 피하는 그런 상황들이 참 답답합니다 ㅠㅠ
    • 맛동산 2018.03.18 11:28
      하하 그래서 무척 아쉬웠어요.
    • 별빛천사(Lee) 2018.09.30 16:48
      택시.. 생각 못한 전개가 있었네요..ㅋ 운명의 순간을 잡는 것도 결국 제 자신이네여..!
    • 우연 2018.10.04 03:11
      근데, 참 그래도 대단해 보이는 것은..저같았으면..저런 고통이 느껴지는 상황에 스스로를 던지지도 못하고, 그냥 회피하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아.이런 끔찍한 고통을 느끼느니..집에 가서 잠이나 자야지..같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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